산에서 멧돼지를 본다면 해야할 일 - 잘 풀리고 잘 굴리는 블로그

군대에 있을 때의 일이었다. 사격 훈련을 갔다 돌아온 선임의 옷에 피가 묻어있었다.

 

그는 대체 훈련 중 무슨 일을 겪은 것일까?

 

이윽고 생활관은 자신들이 산에서 멧돼지와 마주쳤으며, 그것을 잡기 위해

방아쇠를 당겼다는 무용담을 늘어놓는 전우들로 시끌벅적해졌다.

 

당시 전방 부대였고, 돼지열병이 돌아 추가 확산을 막기위해 멧돼지 포획령이 내려진 이유였겠지만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멧돼지를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어릴 때 곰을 만나면 이렇게 해라~ 라는 메뉴얼은 듣고 자랐지만, 멧돼지와 마주친다면 사실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만약 당신도 그렇다면 아래 이어지는 멧돼지 만났을 때의 대처법을 보자.

 

멧돼지 자극하지 않기

멧돼지와 기싸움을 해보겠다고 공격하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소리를 질러 자극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그것이 기싸움의 목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두려움에 휩싸여 돌같은 걸 던져 멧돼지를 보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도록 한다.

당신은 사냥꾼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등을 보이며 냅다 도망치는 것도 좋지 않은 선택이다.

 

멧돼지는 산짐승이고, 홈그라운드 버프를 받고 있기 때문에 평지에 익숙한 당신이 우사인볼트급 속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멧돼지와 경주를 하겠다는 선택은 말리고 싶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우선 가만히 멧돼지의 눈을 주시한다. 눈싸움을 하며 잠시 이후에 벌어질 버라이어티한 일들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멧돼지도 당신만큼이나 이 우연의 마주침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서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고 그래도 흥분한 멧돼지가 당신을 향해 달려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의 선택은?

 

1. 냅다 도망간다.

2. 돌멩이라도 던져본다.

3. 큰 바위같은 지물 뒤에 숨는다.

4. 나무를 오른다.

 

바람직한 선택지는 3번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4번이다. 육중한 몸집의 멧돼지는 나무는 못 타니까, 무척 위급한 상황이라면 만만해 보이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것도 방법이다.

 

추가적인 팁 : 당신이 만약 우산을 들고 있다면 돌진하는 멧돼지를 향해 펼쳐보자. 예전 스펀지 실험에 따르면 멧돼지는 시력이 안 좋으므로 우산을 편 순간 새로운 물체가 생성된 것으로 인지. 당황하여 방향을 바꾸거나 도망간다고 알려져 있다. (투명우산은 안 된다. 편의점 싸구려 우산으로는 생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 그러면 서론의 무용담으로 돌아가서 사격 훈련을 간 전우들에게서 잘못된 점을 찾아보자.

아마 멧돼지에게 요란한 소리를 들려주고, 위협적인 자극을 주었을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멧돼지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 공격했을 것이고, 이윽고 유혈사태로 이어진 것이었겠지.

 

들짐승들의 일반적인 특성이지만, 멧돼지 역시 후각과 청각이 발달한 동물이다. 화약 냄새와 총격소리가 유쾌하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한편 시각은 나쁘다고 알려져 있다.

 

또 빨간색을 싫어하므로 진행을 돕던 조교들의 상의 색깔에 불쾌하게 반응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 같다.

 

들고 있던 무기가 총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른 것이었다면 아마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참고로 그 선임은 취사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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